헐벗은(?) 옷 한 벌로 ‘벼락스타’가 탄생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노출에 익숙한 영화인들조차 도대체 눈을 둘 곳을 몰라 당황하게 만들었던 아슬아슬한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은 배우 오인혜다. 외국배우는 물론 국내 톱스타들이 입은 세계적 명품드레스도 그의 가슴 부분을 겨우 가린 드레스에 묻혀버렸다. 덕분에 그의 첫 주연작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도 관객이 몰리고 있단다.
 

경향신문DB

더구나 그 드레스는 소속사도, 스타일리스트도 없는 무명의 오인혜가 변변한 드레스를 협찬받지 못해 남들이 수십번 입어 너덜너덜해진 드레스를 공짜로 빌려 혼자 손바느질로 꿰매 입었다. 신데렐라를 연상케 하는 영화 같은 뒷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마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궁핍해진 여주인공이 녹색 커튼으로 멋진 드레스를 만들어 입던 장면이 떠오른다.

레드카펫에서 선보이는 드레스의 선택은 전쟁 수준이다. 행사 한두 달 전부터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 혹은 명품브랜드 담당자와 회의를 하고, 007 작전처럼 기밀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절대 다른 배우에겐 보여주지도 말 것”을 신신당부하기도 한다. 여배우들은 레드카펫에서 선보인 몇장의 사진으로 패션감각을 평가받고 이미지도 좌우되기 때문이다. 때론 유럽이나 미국에서 특별제작한 드레스가 공수되기도 한다. 정상급 여배우에게는 “우리 제품을 입어달라”는 구애가 쏟아지고 협찬비까지 받는다. 다른 행사에서도 같은 드레스를 입으면 “같은 옷, 다른 느낌” 등의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이 드레스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미모나 패션감각이 아니라 권력이다. 스타의 유명세와 스타일리스트의 영향력에 따라 드레스의 등급이 나뉜다. 몸매가 완벽해도 무명이면 명품드레스를 협찬받지 못한다. 때론 협찬을 약속하고도 더 유명한 스타가 입겠다고 점찍으면 그 드레스는 물거품이 된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드레스를 책임지면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스타일리스트 레이첼 조도 “1급 스타가 입으려던 옷도 특급스타가 가져가면 항의하지 못한다”며 “신의가 아니라 유명세가 지배한다”고 했다.

사진 한 장이라도 매스컴에 소개되고 싶었다는 오인혜의 선택은 성공했다. 궁핍함과 위기의식이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드라마보다 멋진 반전이 있어 재미있다. 하지만 이건 영화제 레드카펫의 사례일 뿐, 일상에서 너무 파격적인 옷차림을 하면 돌아오는 것은 감탄사가 아니라 손가락질일 게다.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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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진이 2011.11.22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도 제가 너무 고리타분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그런 엄청난 세력다툼 속에서 것두 본인이 손수 바느질한 드레스로 확실히 주목을 받았으니
    여러모로 대단한 성공이며, 당찬 배우임에 틀림 없긴 합니다만.....
    배우들 옷이며 가수들 옷이며 도대체 수영복보다 심한 옷들을 입고 대중앞에 서는것을 보면
    지나친 성의 상품화에 눈살만 찌뿌려질 뿐이네요

  2. julihae 2012.03.14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자니... 여전 왕짜증.. 미친X 결국엔 가엾기까지...

  3. hong ri 2013.02.26 0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토리텔링까지는 좋은데 추해보여요. 가슴이 팔 접히는데까지 축...저 이미지때문에 패션하우스에서 협찬하고 싶어도 못할것 같아요.도매급으로 저렴해지면 안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