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선 주자인 이재오 의원의 발언이 일파만파다. 그는 “통일 후라면 몰라도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의 리더십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말이다. 


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각 여성단체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 의원의 정치적 자질과 의식 수준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여성의원들도 이례적으로 이 의원을 질타하는 비판 성명을 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에는 세 명의 여왕이 있었고, 백제는 여성을 건국의 어머니로 추앙한 바 있으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있었다. 현재에도 세계적인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마디로 여성리더십은 시기상조’라는 발언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 17일 “내가 박근혜(전 대표)보다 6개월 오빠”임을 강조했다.


그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경선 룰과 관련해)언제라도 만나는 것도 가능하지만, 박 대표가 먼저 만남을 제안하길 바라고 있다며 여동생이 오빠한테 먼저 만나자고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독신인 박대표를 겨냥해 “결혼 안한 것은 위선같다”란 말도 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ㅣ 출처:경향DB


 
좀 이상한 일이지만 나는 박근혜 의원을 진지하게 ‘여성’이라고 의식한 적이 없다.


그가 생물학적인 여성이고 그 또래의 어떤 중년 여성보다도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외모와 눈부신 미소를 갖고 있긴 하지만 그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구성 면면을 보면 전혀 여성친화적이거나 여성우대는 커녕 배려한 적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와 친했던 여성정치인에 대한 분노나 배신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전 대통령의 딸이자 선거때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능력, 그리고 나름 소신과 철학은 있는 정치인으로만 여겼다. 그런데 왜 이리 그의 여성성을 이토록 관심갖고 시비를 거는 것일까.

 

새누리당의 후보들만이 아니다.


올 12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혹은 곧 선언 예정인 다른 당의 예비 후보들도 그렇다.


다들 “국민들의 열망이 나를 나오게 했다” “이 시대가 나를 불렀다” “이 정권을 심판하겠다” “(우리 당의)다른 후보는 이게 나쁘다” “다른 후보처럼 (나꼼수 등)특정 집단의 세력을 등에 엎고 나오진 않겠다” 등등 온통 다른 후보나 정당이나 이 정부에 대한 비판과 지적뿐이다. 

 

지난 대선때도 다르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만 물고늘어진다는 느낌을 줬고, 이명박 후보는 노무현정부의 경제적 부실만 지적하며 “BBK 등 모든 의혹에 한 점 부끄럼없고 이 정부가 망친 경제를 살리겠다”는 애매모호한 주장만 했다.
 
증권가의 정보지 ‘찌라시’는 물론 각종 카더라 통신에는 정치인들의 장점 보다는 결점, 정말 치명적인 약점들이 매일 쏟아진다. 사생활이 문란하다, 돈을 밝힌다. 점집을 수시로 다닌다, 자식이 엉망이다, 술만 먹으면 개Baby가 된다 등등..

 

한 정치인에게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내가 알기로는 애처가의 경지를 초월해 경처가(아내에게 까무라칠만큼 기죽어지내는)에다 무척 바쁜데(?) 혼외자녀라니 신기해서 “정말 아이가 있어요? 아들이에요, 딸이에요?”라고 물었다. 그 정치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러게요. 감춰둔 자식이 있다는데 딸인지 아들인지는 안 밝혀졌어요. 아마 중성인가봐요. 허, 참...”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도 이렇게 무조건 남을 흠집내고 딴지를 거는 치사한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제가 반장이 되면 급식 메뉴에 햄버거를 1주일에 두 번 넣겠습니다”
“집에서 해오는 숙제가 아니라 수업시간에 함께 연구하는 숙제를 할수있게 선생님께 건의하겠습니다”
“제가 반장이 되면 한 학기동안 화장실 청소는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약간 황당하긴 하지만, 남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약을 내세웠다.

 

대통령 후보들의 이런 흠집내기를 구경하면서 문득 레이건 대통령이 떠오른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 상대후보인 먼데일이 그의 많은 나이(당시에 74세)를 거론하며 “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란 질문을 했다. 아마도 그렇게 고령에 과연 제대로 된 판단력과 건강으로 나라를 통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란 의미였으리라. 레이건은 이렇게 답했다.

 

“전 나이를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먼데일이 너무 젊어)국정 운영에 대한 경륜과 지혜가 모자란 것을 절대 문제 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런 노회한 유머감각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제발 국민들에게 비젼을 내놓고, 국민을 감동시키고, 그걸 우리들이 공감할만한 언행을 보여줄 후보가 왜 이렇게 안 보일까.


또 왜 숱한 공약을 내세우는데 국민들이 감동은 커녕 코웃음만 칠까. 공약들이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문국현 후보는 어떤 계산법에서인지 일자리를 수백만개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후보도 대운하 사업을 주장했다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여론에 밀려 4대강으로 줄어(?)들었다.

 

 

대통령 후보들에게 미국 독립혁명의 불씨가 되었다는, 1776년 토머스 페인이 쓴 46쪽짜리 팸플릿을 읽어보길 권한다.

 

미국 역사의 방향을 바꾼 '상식'의 저자 토머스 페인을 묘사한 판화. ㅣ 출처:경향DB


 군주제와 세습적 신분제 사회인 영국으로부터 미국이 독립하는 것이 어째서 상식인지를 사회계약론에 입각해 알기 쉽게 설명한 일종의 대중 교양서다.


저자인 페인이 원래 생각한 책 제목은 평범한 진실(Plain Truth)’이었다. 그러나 그런 재미없는 제목으로는 책이 안 팔린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바꾼 제목이 상식이다. 교양 필독서 목록에 올라 있다.

 

상식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 사람이라면 으레 가지고 있을 일반적 지식이나 정상적 판단력”이다. 엄청난 노력이나 역구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달리 특별한 노력 없이도 대부분의 사람이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보편적 지식이나 식견이 상식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는 시각, 미각, 청각, 후각, 촉각 외에 한 가지 중요한 감각이 더 있다고 봤다. 신체의 오감(五感)이 교차하는 지점에 정신의 공통 감각’, 즉 상식이 있다고 본 것이다.

 

상식의 힘은 당위성과 보편성에서 나온다.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사람’이란 표현은 욕에 가깝다. ‘비(非)상식’이나 ‘몰(沒)상식’은 반대 의견을 공박하는 효과적인 수사적 도구다. 

<상식의 역사>를 쓴 소피아 로젠펠드(미 버지니아대·역사학) 교수는 “상식은 영원하고 보편적이며 어떤 이데올로기에서도 초연한 무오류의 지혜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상식의 위력을 강조했다.

 

이제 국민들은 참 현명해졌다.


국민들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논쟁이나 지역갈등의 문제보다 상식이 통하는 국가를 꿈꾼다.


원하면 일자리를 구하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남녀차별없이 승진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걱정이 없고, 아프면 병원에서 의료보험혜택을 받고...

정말 상식적인 기대인데  우리가 기대하는 상식적인 삶은 무시하고

너무 어마어마한 비상식적인 공약을 하고, 몰상식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너무 많다.

 

 

 

 

대통령 후보에 모바일투표보다 중요한 것이 상식 시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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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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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존재기쁨 2012.06.21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 지 잘모르겟슴...????

  2. 명선생 2012.06.21 1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동영씨가 이명박 공격할때 우리는 좀 심하다 했었는데
    그분이 왜 그렇게도 "이명박은 안된다, 후보로써 자격이없다." 했던게
    이제는 이해가 되고 그때 우리가 귀담아 들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무척드는군요.
    유기자님이 쓰신 글에는
    정동영후보가 당시 그런 면이 많이 부각되었다는 상황을 설명하시려 한거 같은데
    기자님의 의중은 어떤건지요?

    • 유인경 2012.06.21 2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요. 정동영후보는 좋은 공약을 준비했지만 이명박 후보의 부도덕성과 거짓말을 증명하려는데 치중해서 그게 마치 약점만 건드리는 것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만약 상대의 약점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더 강조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그리 표현한 겁니다.

  3. 호산나 2012.06.22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기자님 말씀이 다 맞아요..정말이지 박근혜 대표님 여성이라고 딱히 느낀적 없는데 그냥 정치인이다.. 요정도였는데 선거 다가오니 온갖말들이 다 여자에 촛점을 맞추니까 저도 이상했었어요..

  4. 납작버섯 2012.06.22 1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방 보다는 자기공약 이군요~

  5. 티끌하나 2012.06.23 17: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공약도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이명박이 kbs, mbc를 저지경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전혀 공약하지 않은 것으로 국민을 엄청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갈 사람인가를 아는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알리는 한가지 방법이 바로 후보가 살아 오는 동안에 한 대표적인 행동이나 말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상대에 대한 비방으로만 몰아봍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통령을 한 번 해본 경험이 없는 이상 어떤 분야에 대하여 상세하게 계획을 짜놓고 공약으로 내 놓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ㄱ러다 보니 공약이라는게 두루뭉실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또 상대 후보 특히 같은 노선을 가진 후보와는 특별한 차이를 만들어내기가 어렵고 ...해서 후보자들은 일종의 상대후보 흠집내기와 비방이라고 비난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까발리는 일을 하는것은 아닌지? 유권자가 할 일은 그것이 비판인지 비방인지를 구별해야 하는데, 먹고 사느라 바빠서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그것을 구별하여 주는 일을 바로 언론이 해 주어야 하는데... 언론이 뒤죽박죽이니...

    • 김진영 2012.06.24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 으로 언론의 역활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이미 언론은 MB정권에서 파탄이 난 지경이기에
      우리는 그 문제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6. 야간열차 2012.06.23 1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 대선투표 에서 참고로 하면 어떨까요

  7. 감추사 2012.06.23 2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식이 통하는 사회,거기에 플러스한다면 나이값을 하고 사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8. 세계중심국가 2012.06.24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국을 통일한 세명의 여성과 백제의 시조 여성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대처 수상등 모두 결혼해서 어미님의 아픔과 인생의 쓴맛, 단맛, 가정을 꾸리면서 어려움 , 즐거움등 모든 것을 겪었던 분들입니다. 유인경님,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님의 추종하는 분들은 뭐, 한자리 해 볼까? 그런것 아닐까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위원장님께서 무엇을 했답니까? 또한 무슨 비젼이 보입니까? 혹시 아버지가 잘했으니, 딸도 잘 하겠지 그러한 막연한 기대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어려서 배고픔, 또 청년때는 독립군을 잡아 때려 죽이는 일본군 관동군 장교, 해방해서는 남로당 빨갱이,5.16군사반란 그리하여서, 반성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새마을 운동을하여 경제를 발전 시켰지 않습니까? 사실은 우리 서민들이 서독탄광에서 죽어가며, 간호사로, 월남전에서 사병들이 죽어가면서 벌어들인 돈, 제조업 종사자들 밤낮을 안가리고 피눈물 나는 그런 돈, 모두 그들이 자기들의 가정과 국가 경제를 살렸지 않나요? 우리나라가 세계중심 국가가 될려면 이번 대통령은 그래도 자기 주관이 있고, 모든것을 포용하고 지역색이 없는 광개토 대왕같은 인물이 나와야 되질 않겠습니까?

  9. 중심추 2012.06.24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법 도덕 관습보다 먼저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명실공히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는데 너무 상처 투성이를 만들어 놓으면 그중에서 한사람은 대통령이 될껀데 만신창이가 돼서 어디 대통령 제대로 하겠어요? 털어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는데 큰 사안이 아니라면 작은 것들은 덮어 두고 자기 공약이나 크게 외치고 말도 안되는 상식이하의 헐뜯기는 오히려 그사람의 수준이나 그룻을 의심하게 되고 이에 식성한 유권자는 그사람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다는 것도 모르는 후보나, 한자릿 수도 제대로 안되는 지지율로 대통령을 꿈꾸며 자기 공약은 없이 남의 비방에 급급한 사람, 남의 높은 지지율에 배아파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로또(문제 많은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자)를 기대하는 요행 주의자, 지구상에서 유일한 휴전국인 조국을 배신하고 주적인 북한을 위해 국민혈세를 축내며 호의 호식하는 종북세력, 때리는 서방 보다 말리는 시어머니 밉다듯이 종북을 비호하고 이에 동참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람 이런 비상식적인 사람은 우리모두를 헐벗고 굶주림의 사지로 내몰아 탈북자의 신세로 전략하게 만들 작자들이니 상식이 통하지 안는 이들을 정신 바싹차리고 이번선거에서 진짜 심판다운 심판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