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요즘 연예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그리고 최종 목표는 뭘까. 노래와 연기 실력을 대중들에게 인정받아 그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것이란 말은 이젠 초등학생도 안 믿는다.

 

최근 각종 예능프로와 토크쇼, 심지어 신문의 인터뷰에서조차 연예인들은 입만 열면 “이런 저런 CF를 찍었다.” “화장품 CF 섭외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드라마나 개그 코너의)동료들은 다 CF를 찍었는데 나만 섭외가 없다. 몸값도 싼데..” 등의 말을 한다. 솔직함이 미덕인 시대이지만 너무 노골적이다.

 

KBS <개그콘서트> 방송 캡쳐

 

지난 화요일 <승승장구>에는 요즘 연예가 상종가인 개그 콘서트의 멤버들이 출연했다. 인기코너인 ‘네 가지’의 멤버들은 계속 행사와 광고 섭외 이야기만 하다 김기열은 방송 도중에 선약이라는 CF 출연을 위해 자리를 떴다. 아무리 초대손님으로 등장했어도 방송프로그램보다 광고 출연을 더 우선으로 여기는 것 같다. 목요일의 <해피투게더>에 나온 연예인들도 CF 제안을 자랑하며 인기도를 과시했다.

 

물론 조지 클루니, 안젤리나 졸리 등 해외 톱스타들도 광고 모델로 거액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이영애의 하루’란 말이 나올 만큼 장르를 초월한 10여 개 상품의 광고를 한꺼번에 찍거나, 수년 동안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활동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CF에서만 존재 증명을 하는 스타들의 행태는 보기 힘들다.

 

ㄱ화장품 모델을 하다 곧바로 ㄴ화장품 모델로 옮기고, 성형수술로 얼굴형과 피부를 다듬어놓고도 “이걸 바르니까 이렇게 예뻐졌다”고 내숭 떨고. 한우가 좋다고 홍보대사를 하다가 채식주의자임을 주장하고, 절대 그 아파트에 살지도 않으면서 “우리 옆집으로 이사오지 않을래요?”라고 손을 내미는 연예인들이 어떻게 대중들의 우상이 될 수 있는가. 아무리 그들이 하는 말이 광고기획자와 회사에서 만든 거짓말이라도 해도 대중들은 “피부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아요” “정말 좋아요”란 말에 현혹되어 지갑을 연다.

 

전문가들은 그 화장품을 발라 피부에서 빛이 나는 상태가 되려면 목욕탕 욕조에 그 화장품을 잔뜩 풀어 보름간 잠수를 하고 있어도 될까말까 한다는 데도….

 

연예인 생활의 ‘메인 코스’는 당연히 연기나 노래, 춤 등 자신의 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대중들의 갈채나 CF 출연은 ‘디저트’다. 메인 코스를 착실하게 잘 먹은 후에 따라 나오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케익 같은 디저트말이다. 그런데 요즘 연예인들은 메인 코스에는 관심 없고 디저트만 탐닉한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의 영향력이 막강해진만큼 사회나 대중에 대한 책임감도 커져야 하고 자존심도 지켜야 한다. 하긴 거대 기획사의 상품인 그들이 한편에 몇 억 원인 CF출연료의 유혹을 뿌리치라는 주장은 분명 공허하다. 적어도 온갖 인터뷰에서 CF 타령을 늘어놓는 것은 자제할 수 있지 않을까. 스타가 ‘스스로 타락한 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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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원섭 2012.07.10 0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마음을 쏙 들여다 보신듯합니다.
    연예인들의 CF 과다발언,
    참 유치하지요.
    그렇게 해서 CF를 따게되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제 보기엔,
    TV에서 곧 곧 그 모습 사라지게 될 겁니다.
    다들 그 유치함에 식상할 것이니까요.

  2. 박민영 2012.07.11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인지하지는 못하였지만..뭔가..이건 아닌데..했던 것이었습니다.
    읽다보니 덕분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기자님^^

  3. 수선화 2012.07.12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나도 그 프로를 보면서 느낀건데...
    유기자님! 짧지만 우리에게 또 그들(연예인)에게도 확실한 메세지를 주셧네요.

  4. 공인아닌 일반인 2012.08.30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예인들의 "공인"타령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해 주시죠.

  5. J.P 2012.09.10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연예인들이 이글을 읽고 반성하고 지침으로 삼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