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영자에게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영자의 전성시대’가 다시 펼쳐지는 느낌이다. 


지난 토요일 tvN의 <SNL코리아>(SNL·사진)에서 이영자는 코너마다 능청스럽고 맛깔스러운 코믹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게시판에는 “이영자를 <SNL> 고정으로 해달라” “이것이 진짜 코미디 연기다” 등의 요청과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영자는 이날 <SNL>를 통해 ‘먹방(먹는 장면이 나오는 방송) 아티스트’ 등으로 변신, 김밥과 핫도그 등을 닥치는대로 먹으며 하정우의 ‘먹방’ 연기에 더 높은 수위로 도전하는가 하면,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패러디한 콩트에서는 시각장애인 송혜교로 분장해 “눈이 안보여 그런다”며 신동엽의 몸을 마구 더듬는‘19금’ 연기를 선보였다(사진). 최근 KBS <안녕하세요>에서도 진행을 맡아 월요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끄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고 <승승장구> <달빛프린스> <강심장> 등 예능 프로에도 게스트로 초청되어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영자는 1990년대 각광받던 스타 개그우먼이었다. 본명인 ‘이유미’를 포기하고 친근하다 못해 촌스러운 예명 이영자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통큰 코믹연기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뚱뚱하고 넉살 좋은 외피 속에 감춰진 욕망, 아름답고 날씬해지고 싶은 욕구로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한동안 공중파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케이블채널의 <택시>로 다시 연예 활동을 시작해 톱스타들을 무장해제시키며 웃음을 선사했다.


요즘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영자는 과거의 대차고, 억세고 독불장군처럼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훨씬 부드럽고 여유있다. 그동안 대중들에게 각인되었던 개그우먼 이영자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한 이미지였다. 어린 시절 생선가게를 운영하느라 분주했던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야 했던 그는 어느 누군가의 사랑이 고팠던 여자였다. <승승장구>에 출연해서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 하고 자란 터라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이 어색하다”며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만 높은 ‘시녀병’ 환자”라고 자칭하기도 했다. 


“이제 머리가 아닌 몸으로 웃기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지만, 그는 몸이 아니라 가슴으로 대중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는 진짜 코미디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 소녀가장으로서의 버거움, 뚱뚱한 여자로서의 비애, 가장 친한 친구 최진실을 보낸 상처 등을 다 담담하게 받아들인 그는 이제 시청자들의 상처를 다독거리며 넓은 가슴으로 품어줄 만큼 성숙했다. 그래서 그가 고민상담 프로인 <안녕하세요>에서 “아이고, 왜 그러셨어요”라고 큰 목소리로 말해도 시청자들은 큰 목소리 속에 감춰진 연한 속내를 알고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영자씨도 자신에게 온 봄날을 만끽하기를….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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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랑새 2013.03.14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자씨가 맞이한 봄날이 더욱 빛났으면 ...노처녀 무조건 화이팅~~ !! ㅎㅎ

  2. 기원섭 2013.03.15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뜻 똥배인 제 모습을 생각해봤어요.
    역시 시원해요.
    저도 똥배를 좀 빼고는 싶은데,그리도 안 되네요.
    오늘 유기자님의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똥배인체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엊그제 일인데요,
    매주 수요일 아침에 모이는 우리들 독서클럽인 'Book Tour' 모임에서,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유기자님의 책으로 토론이 있었어요.
    지난번 그 책 출판기념회에 함께 했던 우리 회원들이 하나같이 시원한 기분으로 그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거침없는 필치가 놀랍다면서요.
    그래서 우리 법무사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지에 기고를 좀 부탁해야겠다고 입을 모았어요.
    혹 편집담당자가 부탁을 하게 되면,
    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