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예쁜 27세 아가씨가 결혼한단다. 첫사랑인 신랑과 동화같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둘 다 대기업에 다니는데다 양가가 다 만족해하고 경제적으로 지원도 해줘 순탄하고 아름다운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만나보니 별로 표정이 좋지 않다.



“회사에 청첩장을 돌렸는데 윗분들이 말로는 축하한다고 하면서도 다들 한마디를 하세요. 아줌마가 되면 감각이 둔해진다,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 등등등... 제가 ‘아이 낳고도 계속 회사 다닐겁니다’라고 했더니 특히 나이든 남자 상사들은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해요. 저만 하는 결혼도 아니고, 3년간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제 업무 능력이나 회사에 보낸 충성도는 뭔가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들의 마인드가 이렇다니...

아직 임신과 출산은 커녕 결혼식도 치르지 않은 여직원에게 축복과 덕담이 아니라 거의 위협 수준의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


내가 처음 직장 생활을 하던 1980년대에는 청첩장이 곧 사표일만큼 결혼하고 직장에 계속 다니는 여성들이 드물었다.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도 20~30%였고 25, 26세를 전후로 결혼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처럼 산후조리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유아를 봐주는 어린이집도 드물고 보육정책이 있는지 거의 체감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2013년. 21세기에다가 대통령도 여성이고 각 당마다 여성인력 활용 정책 등을 흐드러지게 내놓고 있지만, 정책과 법이 있으면 무엇하나. 마음이 다른 것을... 몇칠전 우리 경향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쓰는 여성 직원에게 퇴사를 권유한 적 있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문제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의 상당수는 비용 자체보다는 대체인력 문제로 출산·육아휴직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7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여성 직원이 출산 및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유로는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한 기업이 3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팀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져서’(22.3%) ‘신규채용 등으로 인건비가 증가해서’(13%) ‘대체인력의 업무 숙련도가 낮아서’(11.6%) 등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를 쓰는 기업 10곳 가운데 1곳은(9%·40개)은 이용한 여직원에게 퇴사를 권유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25개 기업에서는 실제로 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밝혔다.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쓴 직원이 있는 기업 447개사의 여직원들이 사용한 출산 전후 휴직기간은 평균 6개월이었다.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는 90일이고, 육아휴직은 신청을 하면 최대 1년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눈치가 보여서 신청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0명 중 1명이라면 10%밖에 안되는 것 같지만, 그건 아주 단호하고 확실하게 퇴사를 강요한 것이고 은근한 암시와 비유, 모멸감을 주는 언어 등으로 퇴사를 권유하는 이들은 몇 배는 될 것이다.  


또 지난 19일 발표한 육아정책연구소의 ‘기업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지원 현황과 과제’에 의하면면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의 79.4%지만 여성 근로자 가운데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한 적 있는 응답자는 24.3%에 불과했다. 출산 전후 휴가제의 경우 기업 인사·복지 실무진의 90.3%가 도입했다고 답했지만 근로자의 실제 이용경험률은 34.5%에 그쳤다. 유산·사산 휴가제도 이용률은 14.3%였다.


육아 근로시간 단축제, 배우자 육아휴직제도 등 육아지원제도의 시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업무에 지장을 줄까봐’(29.9%), ‘눈치가 보여서’ (19.1%), ‘제도가 미비함’(13%), ‘불이익이 걱정돼서’(12%)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용률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성 육아휴직자는 2004년 9천123명에서 2011년 5만6천735명으로 8년 만에 6.2배 증가했으며, 출산휴가를 쓴 이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도 2004년 24.1%에서 2011년 64.3%로 약 3배 늘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육아휴직 대상자를 만6세 이하의 영유아 부모로 확대하고, 2011년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월 50만원 정액에서 통상임금의 40%(50만원~100만원 지원)로 인상하며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1790명으로 이용률은 2.8% 선이다. 전년 대비 27%가 늘었지만 여성보다 훨씬 제도 활용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나라가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보인다”고 호들갑을 떨며 백날천날 관료나 남성 학자들이 모여 저출산 대책 세미나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임신 때부터 직장에서 이런 구박을 받는데 아이를 갖고 싶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축복받고 영유아기 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아야할 아이가 왜 우리 직장의 애물단지가 되어야 하나. 그리고 새누리당에서 엄마 가산점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런 가산점을 주지 않더라도 엄마가 될 권리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이다. 임신 기간 동안 쾌적한 환경에서 태교도 해야 하고 엄마의 품 안에서 자라고 모유 수유도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고 정서안정도 된다. 


하지만 회사에 다니는 것은 자아실현이나 자신의 야망을 불태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고물가 시대에 부부가 함께 벌어야 주택 융자금도 갚고 아이를 학원도 보낼 형편이기에 눈물 머금도 나오는 이들도 많다. 또 대학, 대학원까지 나와서 그 지식과 정보를 집에서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 낭비가 아닌가.



물론 여성들의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공적과 사적 영역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거나, 아이와 집안 일을 핑계로 근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얼마전 인터뷰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도 여성과학자나 과학 분야의 임원이 드문 이유가 무어냐는 질문에 “남자들은 밤낮없이 실험도 하고, 야근을 밥먹듯 하는데 아무래도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들은 집중도가 떨어지고 물리적인 시간도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 퀴리 부인은 아이를 둘이나 낳았는데 어찌 노벨상을 탈 연구를 했고 , 최근에 미국에서 선정된 여성 우주인 가운데는  기혼이나 엄마들도 있던데 그들은 아이와 가정을 다 팽개쳤단 말인가. 


정책이나 법보다 중요한 것은 관습, 혹은 사고방식이다.직장에서 성희롱 교육만 시킬 것이 아니라 이런 모성 보호,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 등을 필수로 시켜야 한다. 여성들이 남성들의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것도, 엄마나 주부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도 애국이고, 하고 싶은 일은 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 행복 추구권이다.


이런 권리를 왜 지위만 높을 뿐, 개념은 저 아래인 몇몇 남성들이 박탈하는지 모르겠다. 약속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첩에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꼭꼭 적어서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아무개 대표님, 여직원의 모성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던가요?  그 약속 꼭 지키세요.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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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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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randnewsun 2013.06.26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줌마들도 욕 안 들으려면 자기 할 일은 동료에게 피해주지 않을 만큼 해야 할 것.. 그럼 누가 뭐라 하겠나요. 성과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죠. 고객만족도 모니터링, 사내시험, 동료 근평 등. 몇 몇 막장 아주머니들은 기혼녀임을 떠나서 여러 사람에게 또는 회사 전체를 위해 나가줘야 하는 사람이 있죠. 쓰고보니 미혼, 기혼이 상관이 없네요. 사람 나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