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내 생일을 앞두고 딸 아이가 자기가 점찍어둔 선물을 사진찍어서 스마트폰으로 보낸 걸 보고 절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프랑스 파리의 한 가게에서 찍은 사진이 실시간으로 대한민국 서울의 내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전해지다니...


난 사진 속 선물들이 다 마음에 들었지만, 딸 아이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독특한 디자인의 반지를 선택했다.


마음에 드는 선물을 지적하는 내게 딸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다른 엄마들은 ‘얘,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니. 난 그저 아무 것도 필요없다. 생일 카드만 보내줘도 된다’.. 뭐 이런 말을 한다구, 근데 엄마는 ‘정성은 필요없다. 물건을 달라. 선물을 내 취향대로 고르게 사진을 찍어 보내라, 그 줄무늬 티셔츠는 마음에 안든다‘ 등등 요구 조건도 많아. 하긴 마음에 안드는 선물 보내서 서로 속상하느니 엄마가 고르는게 낫긴 하네”


딸이 보낸 선물은 지금 비행기를 타고 있는 중이다.




 

벌써 수십년전 일이긴 하지만 큰오빠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을 때 생각이 났다. 우리 가족은 1년에 서너번 오빠의 편지를 받았다. 무섭고 무뚝뚝했던 큰오빠가 독일에서 생에 처음 막내동생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보낸  인형은 해가 바뀌고 다음 해 새해선물로 도착이 됐다. 무더위가 징그럽다고 보낸 편지는 가을 바람이 불 때쯤 전해지기도 했다. 



편지를 쓰고 서울 중앙우체국으로 가서 국제우편으로 부치고, 열흘 이상 걸려 그 편지가 독일에 전해지면 다시 오빠가 답장을 쓰고 그 편지가 바다를 건너 도착할 무렵이면 달이 바뀌고, 서로 일이 있으면 계절이 바뀌기도 했다. 그래서 오빠가 귀국했을 때 난 참 서먹서먹했다. 어떻게 지냈는지도 잘 모르고, 나도 별로 사이가 안좋고 무섭기만한 오빠에게 내 이야기를 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놀라운  IT와 신제품의 발달로 나는 딸과 거리감을 별로 못 느낀다.

마침 딸과 나는 같이 아이폰을 사용해서 수시로 문자 메세지, 영상 통화, 이메일 등 온갖 방법으로 소통을 한다. 

페이스타임으로 보여지는 아이의 뺨에 난 뾰루지를 확인하기도 하고, 딸아이의 눈화장이 진해졌다고 좀 지우하는 지적도 한다. 손으로 만지지만 못할 뿐이다. 


딸 아이가 등교길에 찍어보낸 골목길의 동영상을 보며 마치 같이 걸어가는 것 같고

파리에서 열리는 각종 박람회나 전시장, 독특한 상품 등을 마치 곁에 있는듯 공감한다.

딸 역시 내가 찍어보내는 우리집 강아지의 근황, 내가 저녁에 먹은 메뉴 등을 보며 나의 일상을 파악한다.

심지어 파리에서 인터넷으로 한국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예매해주기도 하고.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가족끼리 단체 문자를 나눈다.


요즘 새로 나온 스마트폰은 한번 눌러도 사진이 여러장 찍히고 그 가운데 가장 선명하고 구도도 좋은 사진을 골라주는 징그러울만큼 기특한 기능까지 갖춰 나이 50이 넘어 셀카 찍는 취미도 생겼다. 또 너무 유치찬란한 취향의 나는 온갖 내용과 표정을 담은 이모티콘을 사용하는데 심취해서 수시로 새로운 이모티 콘을 구입해 활용하고 있다. 수십마디의 말보다 별모양의 눈동자를 반짝이는 귀염동이나, 주먹을 날리는 곰돌이 등의 이모티콘이 더 내 심정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비행기나 열차 승차권도 수속하고 폰뱅킹까지 한다. 

또 인터넷 서핑을 하며 지구촌 소식도 알고, 아프리카 수단 어린이의 근황을 살펴서 그들을 위한 후원금도 보낸다.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는 것 같다. ㅎㅎㅎ 


치명적인 기계치이고 아날로그 향수를 그리워하는 나는 사실 디지틀카메라,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미니컴퓨터 등 신흥문물(?)에 거부감이 컸다. 아직도 이메일보다는 직접 쓴 편지가 더 반갑고 좋기도 하다. 하지만 공포심을 누르고 신제품이나 새로운 기능에 도전해보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매일 매일이 새로운 날이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물론 칼의 양날처럼 이런 첨단기기들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전에는 서로 손을 잡거나 사랑에 반짝이는 눈빛을 교환하던 연인들도 요즘은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있기도 하고. 어떤 회사에서는 해고 통지도 문자로 전하기도 하고. 짜증이 절로 나오는 스팸 문자가 하루에도 몇통씩 들어오고, 어린 아이들에게도 음란 문자나 동영상이 전달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훔쳐가는 이들도 많고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내가 올린 모든 정보가 어딘가에서 악용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술과 신제품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런 신제품을 잘 활용하고, 감각을 항상 젊게 해서 지금은 딸이나 후배와 소통을 하지만 

늙으면 손주들과도 즐겁게 소통하고 싶다. 

 

무엇보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나이들어서도 얼굴과 몸, 정서가 젊다 못해 어린 사람들의 특징을 담은 <수퍼영>이란 책을 보니 80, 90에도 즐겁고 쾌활하게 생활하는 노인들은 첨단기기를 잘 활용한다고 한다. 또 뇌세포 역시 나이가 든다고 죽거나 노화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발달도 한단다.


이제라도 나이를 의식하지 말고 새로운 일과 물건들에 도전할테다.

마침 우리 신문사에서 시행하는 팟캐스트에도 참여해 50대 중반에 팟캐스트의 세계에 문을 열었다.


그래서 난 처음으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해도 눈까풀이 아래도 내려와도 항상 호기심에 눈망을 반짝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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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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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이올렛 2013.11.08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제 딸이 일기를 쓰다 묻더군요 엄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가보고싶냐고.....
    귀찮은 질문에 성의껏 '예수님의 모습을 직접 보고싶어'했답니다 . 원하는 답이 아니었나봐요.
    다시 묻기에 " 그거 있으면 너 줄게~" 했어요.
    뭐 그리 귀찮다고 ~~
    엄마가 치매증세를 보이세요.
    늘 의욕없고 재미없고 맛없고.....의 모습이 싫은데,
    제게도 그 유전자가 넘실대나봅니다 ㅠ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고,재밌겠다,맛있겠다,같이하자...생기를 충전시켜야겠어요.
    요즘 유기자님 생각을 많이해요,치매 어머니....
    아들들 먼저, 며느리 자랑에 딸들을 소외시키시더니 지금은 딸들 손이 가장 필요하신가봐요.
    하루하루 드러나는 증세들에 두려움이 앞서서
    예민해져 버렸네요 ㅠㅠ

  2. 은주 2013.11.09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치명적인 기계치이고 아날로그 향수를 그리워 하고~~

    필름없는 카메라는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게다가 이제는 돋보기써야 자잘한 글을 읽을 수 있기에
    아직 단순기능의 폴더폰 만을 고집하는 (은근 통신요금 절감한다고 위안도 삼아가며.. )


    소통을 위한 신흥문물의 도전을 이제는 시도 해 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내며
    그리고 오래 살고싶다라는 마음이 내게도 처음 생겨났으면...

    다양한 사고를 끌어내는 수다방! 오늘도 레치얌!!

  3. 고수부지 2013.11.10 1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내미가 보내주는 생일선물 반지 자랑질하는거 맞지요?
    ㅎㅎ 부럽네요~
    속풀이 동치미쇼 열심히보고있답니다~언제나 유기자님의 종결자다운 발언에 짝짝짝!!

  4. 웃겨 ㅋㅋ 2013.11.10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저도 부모님에게 선물을 하니깐 마음에 안든다고 바꿔서 기분나뻐서 용돈으로 주네요 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웃겨 ㅋㅋ 2013.11.10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딸은 군대안가고 남자만 군대가니깐 딸낳아서 좋겠네요?아들낳은부모는 안좋고요

  6. 웃겨 ㅋㅋ 2013.11.1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미소아줌마님처럼 말을 예쁘게 하면 좋을텐데 대다수가 찌질이네요 ㅋㅋ할말은합니다 ㅋ웃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감추사 2013.11.10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기다려지는 글입니다. 혹시나하고 즐겨찾기에 들어와서 보니 새로운 글이 있어 반갑네요. 아껴서 조금씩 천천히 읽게됩니다. 저도 딸이 외국에 나가있어서 카톡하면서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어제 텔레비전에서 뵙고 '딸이 있어 내가 엄마가 되었고 그 아이가 나에게 주었던 기쁨들만 생각해도 굳이 효도를 받고 안받고가 큰 문제는 아닌것 같다"라는 내용의 말씀. 저도 동감합니다.
    매일매일이 즐거운 나날되시길 그리고 함께 오래 삽시다.1962년 호랑이띠!!

  8. 이수경 2013.11.11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저 처럼 즐겨찾기에 등록한 분이 계시군요. 하긴....그런 분들 많을거에요. 저도 나중에 기자님처럼 딸에게 구체적으로 선물에 대해 설명해 줄꺼에요. 그래야 서로 풉 ^^ 오늘도 기자님 글 때문에 웃고 갑니당 ^^

  9. 유영화 2013.11.11 1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58세 남성입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10. 유영화 2013.11.11 1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년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입 첫날 밀어 받는 것을 몰라서 애 먹었습니다
    젊은이가 부럽습니다만...그렇다고 그 시절로 돌아가는 건 싫습니다 급변의 시대에 앞서갈 수는 없지만 부지런히 따라갑니다 늘 건강하세요(나이가 들면 지갑을 열라 했는데, 또 입을 열고 말았네요)

  11. 양명숙 2013.11.12 2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솔직담백한말씀들
    넘넘유쾌하고상쾌합니다
    때론그런태도땜시
    욕먹는자의성격과
    얼마나똑같은지
    당신의글을읽을때마다
    정말행복합니다
    그래서매우매우감사합니다

  12. 기원섭 2013.11.13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토요일로 우리들 독서클럽 'Book Tour' 모임이 300회가 됐습니다.
    기념으로 내 고향 문경땅으로 여행을 했지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참 좋았어요.
    다들 따뜻한 마음으로 모였기 때문이지요.
    문경새재 과것길을 오르면서 미래를 향한 내 꿈을 그려봤고, 회룡포 뿅뿅다리를 건너면서 우리 노래 '향수'를 불러보기도 했어요.
    문경읍내 청운주막의 국밥이 별미였고, 아내가 그 국밥집으로 가져온 배추전은 40여명 우리 일행들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유 기자님을 초대하고 싶었지만, 너무 바쁜 일정이시라, 혹 부담되실까봐 그냥 넘기고 말았습니다.
    오는 11월 29일에도 문경으로 갑니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을 함께 했던 일행 일곱의 만남입니다.
    열여덟 고등학생에서부터 일흔의 노익장까지 다양한 연령들입니다.
    언제 기회가 닿으면 그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부탁 하나 있습니다.
    우리들 'Book Tour'모임에 얼굴 한 번 내비쳐주셨으면 합니다.
    10명 남짓으로 비록 몇 명 되지는 않지만, 마음 하나만은 뜨겁습니다.
    그 뜨거운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13. 바이올렛 2013.11.13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지 손에 끼고 계신가요?
    착용샷궁금~~ㅎㅎ
    어젯밤 딸과같이 찜질방에 갔어요.
    컵라면과 달걀 하나를 얼마나 감사해하던지, 나중에 엄마한테 예쁜 반지나 가방을 많이 사주겠다네요.
    뜨거운 방에도 따라들어와 말동무도 해주고 안마기에 누워서 시원하다 따라하고 .....부부 연인사이보다 더 든든하고 즐거운 동행이었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엔 제 새폰땜에 실컷 웃었습니다. 음악 틀어라 문자보내라 메모해라 알람설정해라..말마다 실행해주고 ' 너 참 똑똑해'하면 '새롭기도 하죠'라고 답하고 '넌 어디사니?'하는 동심의 질문에 '항상 당신과 함께 있다고 말해주더라구요. .
    유기자님처럼 예쁜 딸에 뜬금없이 반지를 사주겠다는 약속에 스마트한 녀석까지~~^~^
    저도 오래 살고 시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