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님,


저는 기자이자 한 딸의 어머니입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소박한 국민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었을 때, 직장 여성이고 딸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제 진정한 양성평등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떠나 누구나 실력을 갖고 노력을 하면 자신의 꿈이 이뤄지는 세상이 올거란 막연한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전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과 이 정부에 대해 너무 실망스럽고 비탄스럽습니다.


대통령이 머리도 헝크러진 상태로 진도로 달려가고, 책임자들을 준엄하게 꾸짖고, 학부형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 뒤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을 지킨 모습에 속이 좀 풀리기도 했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원고지 28장의 자료를 보고 깨알같은 지시를 하는 모습에 꼼꼼한 성격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님.


대통령이 지금 당장 가장 먼저 하셔야할 일은 사과와 진심어린 위로입니다.

대통령이 가장 먼저 탈출한 파렴치한 선장도 아니고 위급사태 때 제대로 지시를 하지 못한 해양경찰도 아닙니다만

대통령은 전 국가기관의 통수권자 이전에 온 국민의 대표이자 가장, 혹은 어머니시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어도 전문가들과 수사담당자들, 무엇보다 기자들이 지금 샅샅이 세월호 사건을 파헤치고 있고 누구의 잘못인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수학 여행의 꿈에 부풀어 있던 학생들,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 방송에 착하게 말듣던 아이들,

어쩌면 그 가운데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노벨상 수상자가 될 수도 있고 7,8명의 아이를 낳는 다둥이 엄마가 될 수도 있던 아이들이

뒤죽박죽인 재난 구조 시스템, 불량인 배, 직업윤리 의식없는 선장과 일부 선원들, 아니 양심없고 무책임한 어른들 탓에 점점 차오르는 물 속에서 수장당했는데 관계자 엄벌만 외치는게 우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식이 죄를 지으면, 부모는 자신이 천사같은 품성과 고위직이라고 해도 자식을 대신해 납작 엎드려 사과합니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물의를 일으키면 선생님이 대신 잘못 가르쳤다고 반성을 합니다.

직원의 일탈 행동에도 사장이 기꺼이 대신 사과문을 발표합니다.


그런 형식적인 사과문이나 사과의 말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구요.

세월호 희생자들은, 우리 국민들은 지금 당장 사고의 원인 파악이나 보상보다

정말 우리 대통령이 우리들의 아픔과 상처를 헤아려주는 분이란 것을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총리, 장관, 담당부처 국장의 천마디 말보다

그저 가장 애국심이 투철하고, 가장 우리 국민을 사랑한다는 대통령이 

지휘자로서의 냉철한 사명감 이전에 가장 인간적인 모습과 수장의 덕목인 사과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사건이 났을 때 몇분동안 침묵을 지켰습니다.

언어의 달인이라는 오바마가 정확한 표현을 못해서 그랬을까요.

너무 비통해서, 피해자와 가족을 생각하면 그 어떤 말로도 위로를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고 나중에 유가족을 껴안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그의 진심을 받아들였습니다.


국민들은 수퍼맨같은 영웅이나 신적인 능력의 대통령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와 같이 이 땅에 살며 우리가 겪는 아픔을 이해하는 분, 그래서 진심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분

“그 마음 압니다”라고 손 잡아주는 분을 바랍니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엔가 어떤 분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지요.


“강하다는 것이 뭘까요. 마가렛 대처 수상이 강한 걸까요. 아니면 마더 테레사가 강한 분일까요.”


대통령은 둘 다의 강함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대통령에 우리 국민에게 보여줘야할 강함은

강경한 대처가 아니라 마더 테레사의 긍휼함과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이 아닐까요.


지난 21일 <기황후>란 드라마에서 탈탈이 백안을 죽입니다. 백안은 자신이 권력욕에 사로 잡혀 보이면 언제든지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을 했던 사람입니다.


백안이 “내가 권력욕에 사로잡혀 보이더냐. 난 오직 황제 폐하와 이 나라를 위해서였”라고 하자 

탈탈은 “백성은 없었다. 민심 돌보지 않는 신념이 바로 권력에 사로잡힌 사욕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시대와 상관없이 민심이 천심입니다. 


세월호의 희생자들, 유가족들만이 아니라 전국민이 집단 우울증과 무력증입니다.

정부와 지도자들에게 분노할 힘조차도 없습니다. 

백약이 무효한 이 상태에서 

그래도 우리 대통령이,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의 대통령이 

“모든게 제 부덕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만 더 믿어주세요. 꼭 제가 재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봐서라도 이제 다시 일어납시다”라고 말씀해준다면

우리는 그래도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사과를 천번, 만번 해도 대통령은 대통령이지 장관이나 구의원으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과 한 마디에 우리 착한 국민들은 더욱 대통령을 믿고 사랑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과 수습 과정에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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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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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mmame 2014.04.24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고 있으니 눈물이 흐르네요..
    온 국민이 외치고 싶은 말을 해두신것 같습니다. 너무나두 가슴이 아프고 허무하구 안타깝구
    너무 어린 우리나라 인재들이 꽃두 재대로 펴보지두 못하구 지어버렸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 아픈마을을 가슴에 지고 살아가실 부모님들 생각해두 맘이 아프고 힘이 드네요. .
    언제나 되나 우리나라가 진정성이 있는 나라가 될건지, 과연 우리 아이들을 이나라에서 꼭 키워야하는지
    다시한번 신중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3. 박정희 2014.04.24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께서 읽어보셨으면 하는 공감 가는글입니다.
    자상하게 이것저것 살피시며 유가족들 위로하시는 대통령님 모습 좋았지만
    국민을대표해 진심어린 사과말씀으로 한번더 보듬어가시면 더 나을듯합니다.

  4. 서은주 2014.04.24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국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입니다.이사건이 어찌 선장,청해진만 잘못이겠습니까?책임과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지 마시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위로 하세요.대통령 이라면.....자식을 낳아보지 않아서 어떻게 부모의 마음을 아시겠습니까만은,,,,,엄벌만이 사태수습은 아니잖아요

  5. 마니또 2014.04.24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속시원히, 내 맘을 대변해주는듯한 유인경님의 말에 이번에도 공감합니다
    대한민국 이대로는 더이상 안됩니다

  6. 김현희 2014.04.24 1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지난주 예배 드리면서 목사님이 '우리 목회자들의 죄입니다, 이게 다 우리 목회자, 어른들의 죄입니다.'라고

    비통하게 부르짖을 때, 저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분의 죄가 아닌 줄알지만, 무엇이 먼저인가를 완벽히알고 있지 않는 인간으로서, 이 재앙 앞에 죄없는 어린 영혼들의 두려움의 순간을 떠올리면서 '저의 죄입니다'라고 부르짖는 어른이 있을 때에 우리는 위로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책임자는 반드시 대통령이 아니어도
    법과 민주주의가 엄중하면 처벌받게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대통령이 처벌하라고 하지 않아도 책임자는 편히 숨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모든 게 다 있어도 단 한가지가 없어서 위로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대통령의 죄입니다'라고 비통해 하는 인간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찍부터 그것을 원했기에 여성 대통령을 환호하지 않아습니까. 이미 우리 사회는 위로받지 못한 상처받은 가슴을 어거지로 부여잡고 사는 사람들 천지입니다. 일이 얼마나 바쁘고 국가적 비지니스가 중요해도, 단 5초의 침묵과 비통한 고백을 나누지 못하는 이 바쁜 정치세상, 저는 대통령이 진도에 와서 그렇게 빨리 돌아가는 것이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안 왔으면 말도 안 되게 지탄을 받았겠죠. 욕 안 얻어먹을 만큼 시늉만 하는 것 보고 싶어 그렇게 환호했던 게 아닙니다. 저는 아무것도 못해주지만, 이렇게 의견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정말 대통령께서, 그 때는 너무 황급히 돌아갔지만, 정말 미안하다고, 내 잘못이라고 비통함을 표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7. 퍼맘 2014.04.24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저는 아이넷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일주일넘게 뉴스란 뉴스는 다 보고 있어요...제가 36년을 살면서 뉴스를 이렇게 본건
    처음이예요..삶이 바쁘고 힘들고 집에 tv도 없었어서 일지도 모르구요...
    이사건은 정말 힘든일이 아닐수없어요..온몸이 소름돗는 일입니다.
    1인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이....막막함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에요......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는 ....정말.....
    희망이 없을까여.....너무나 이기적인 사람들......
    그 생명들에게 미안함이 없는것 같아여......생판 모르는저도...
    그 부모님들께...위로에 말을 못할것 같아여...차디찬 바닷물에...공포속에 숨졌을것을생각하면요
    그아이들이 불쌍해서여.....대성통곡해도 모질랄 판이에요.
    만사 제치고 민간 잠수부들이 왔을때.....빨리 어떻게든...무엇을 이용하든 구하고 봤어야지
    민간,해경,해군...왜..따지냐고요....도대체.....진짜....나쁜.**들이에여.....
    실적이 중요하나여....자존심이 문젠가여.....제가 가서 그알량한 자존심 버리라고 소리치고 싶어여

  8. 2014.04.24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최선광 2014.04.24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이 아니라 차라리 유인경기자님 글에 위로를 받습니다.

  10. 정재명 2014.04.24 15: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 여자를 떠나서
    어른 아이를 떠나서
    모두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세자만 나와도 울컥하는 우리주변에 사랑 많은분들을 보며 감동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우리를 한민족이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감절한 소원은
    실종자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살아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제발 그랫으면 좋겠습니다.
    단 한명이라도 제발 살아있는 한 사람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하나된 국민을 보며 위로를 받습니다

  11. 엉망진창 되버린 대한민국 2014.04.27 0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연히 대통령이 대국민 공개 진심어린 사과 발효 해야죠. 아직까지도 안하고 있네요.
    저도 최초 여성 대통령이라서 그거 하라로 대한민국이 지난 이명박 정권에 비해 좀 달라지려나 하며 은근 희망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부정 선거 소식, 예전 정권 잡고 있던 사람들 자리 차지하기 식 등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실망스러웠습니다. 거기에 더해 분노하는 건 언론 통데, 탄압에 대한 겁니다.
    이제 언론통제 당하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이번 세월호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사과, 철저한 진상 조사, 헬기 못 오게 한 해병들 부터 관련자들 철저 조사 + 처벌 , 재난 시스템 구조 대책 -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 이 나라를 위한 대통령 되고 싶다면 이 문제 완전 깨끗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재난이 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사람들 마인드를 바꾸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깨끗해져서 밑에 사람들이 따르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그게 다 무너졌어요. 박대통령은 이걸 알아야 합니다. 아직도 주변에서 아부하는 사람들 말만 믿고 있다면 아니며 뒤에서 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민들 다 밀어버리면 된다는 군부시절 식으로 조언하는) 큰 코 다칠거라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더이상 참지 않을 듯 하네요.

  12. 최금영 2014.04.27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 뒤에 누가 있는것 같아요.
    그사람 얼굴좀 봤으면,,,

  13. ㅋㅋㅋㅋ 2014.04.27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고는 선장이냈는데. 사과는 대통령이해야 된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 현숙 2014.04.28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국민이 미안하다 내탓이다 하는데~대통령은 책임자로써 사과가 먼저 아닌가요~?~참 답답 합니다~

  15. 현숙 2014.04.28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화대는 재난구조 책임 지는게 아니라 고 말씀하시는~~대변인까지 대동해서~이상황이 무슨상황인지 파악을 못하시고 계신거 같습니다~아렇게 치나 저렇게 치나 국민들이 말을 안하고 있어서ㅇ그렇치 다 알고 있습니다~

  16. 정세린 2014.04.29 2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드디어 대통령님께서 사과를 하셨다는데 들어보셨나요?
    내귀가 소라껍질만도 못한것인지...

  17. 권정우 2014.05.02 14: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모든게 제 부덕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만 더 믿어주세요. 꼭 제가 재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봐서라도 이제 다시 일어납시다”라고 말씀해준다면

    우리는 그래도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ㅠ

  18. 한기선 2014.07.19 2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성인이 되고난뒤 가장 실수한 것은 이 정신나간 할머니에게 투표를 했다는것...
    아우! 지금 마음같아선 그냥 아주...

  19. 동치미 2014.12.16 1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파세요?

  20. 누구탓 2014.12.27 1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일이 다 대통령 탓 탓 탓 탓 나쁜 버릇좀 고칩시다 탓 탓탓

  21. 거기 누구 없쇼? 2015.02.04 0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묻고 싶소,, 거기 뒤에 누구 없소? 그녀의 뒤에는 너거들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