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방송 관계자가 아니라 각 정당 간부들에게 드리는 편지입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배우 김상중씨를 7·30 재·보선 후보로 영입하려 한다는 기사가 보도됐고 김상중씨는 소속사를 통해 “정치에 관심과 뜻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아마도 그동안 김상중씨의 연기력,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맡으며 보여준 그의 진행 솜씨가 시청자들에게 호감과 신뢰를 얻었다고 판단해 영입하려 했나 봅니다. 이번 재·보선에 낙점을 바라는 전 대통령 후보, 도지사, 청와대 비서실장 등 쟁쟁한 이력의 정치인들은 속이 까맣게 타겠지요.

어디 김상중씨뿐인가요. 손석희 앵커를 비롯, 방송에서 좋은 이미지를 보여준 이들에게 정당에서 “이번 선거에 나와달라, 당선을 보장한다”며 영입 제안을 하는 것은 길거리 캐스팅만큼 흔한 일이 됐습니다. 최근 항공우주연구원을 퇴사한 이소연씨도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을 때 정당에서 숱한 러브콜을 받았답니다. 단 한번도 정치나 정당활동을 하지 않아도 방송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그저 유명해지기만 하면, 정당은 손을 내밉니다.

소설가 출신의 김한길 새정치연합 대표도 방송 진행을 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변호사 출신인 오세훈·고승덕씨도 변호사로서의 탁월한 능력보다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대중적 인기를 발판으로 정계에 진출했습니다. 안철수 대표 역시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이후 국민스타로 등극했지요. 박근혜 정부 초창기의 대변인 윤창중·김행씨도 대통령 선거 무렵, 자주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열심히 박 대통령 지지 발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치평론가 이철희씨는 숱한 교수, 변호사, 연구원 등이 비교적 저렴한(?) 출연료를 받고도 정치평론을 하는 이유가 그들이 대부분 정치에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의 고승덕 후보를 흉내낸 의정부고 학생의 패러디 졸업앨범 사진 (출처 : 경향DB)


개인의 정치적 야망은 그들의 자유이지만, 정당의 간부들이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입법활동을 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을 방송 이미지로만 선택하는 것은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의 진실된 모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화면에 비친 이미지만으로 국회의원 후보 자리를 제안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떠들지 말고, 이제는 제발 텔레비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통해 봐주기를 바랍니다. 하긴, 국민의 마음을 안다면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 이 지경이겠습니까만….


유인경 선임기자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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