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섹시함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이병헌 같은 촉촉한 목소리? 옥택연의 탄탄한 몸매? 부자들의 두둑한 지갑? 전화 한 통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권력?

tvN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 중인 차승원(사진)과 유해진 커플(?)을 보면 ‘요리 잘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란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멋진 셰프 복장을 입거나 우아한 프렌치요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모델 출신에 연기파 배우이기도 한 차승원은 토크쇼 등에서 항상 냉소적인 말투를 보였고 극중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만 했습니다. 최근엔 가슴으로 낳은 아들에 대한 절절한 부정으로 ‘상남자’로 등극했습니다. 그런 그가 <삼시세끼>에서는 아줌마처럼 수건을 머리에 두른 ‘차줌마’로 변신, 열악한 환경에서도 각종 맛있는 음식을 만듭니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홍합짬뽕을 만들어 중국집 주방장 같은 솜씨를 보였습니다. 제작진은 “어설픈 솜씨로 하나하나 배워가야 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잘해 고민”이라고 걱정입니다.

어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외모를 자랑하는 유해진은 요리가 아니라 식재료 구입과 설거지가 담당입니다. 낚시를 하고, 바위에 깔려 있는 김도 채취하고 화덕에 불을 붙이고 작은 그릇부터 밥상까지 찬 물인데도 깨끗하게 씻어냅니다. 낚시에서 물고기가 걸려들지 않으면 허탈해하고, 한 마리라도 잡히면 마냥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섹시함과 아름다움은 현란한 요리솜씨나 승부욕이 아닙니다. 따스하고 진심 어린 배려심입니다. 차승원은 유해진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손이 많이 가는 콩장과 짬뽕을 만듭니다. 그리고 유해진이 국물까지 비워 맛있게 먹으면 엄마처럼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유해진도 차승원에게 먹이기 위해 풍랑이 이는 바닷가로 향해 먹거리를 구해옵니다. 어린 생선은 바다로 돌려보내고 수시로 산에 올라 자연을 접하는 그를 보면 왜 그 어촌스러운(?) 얼굴로도 미녀스타들과 열애설이 났는지 이해가 갑니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이들,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기에 급급한 이들, 혹은 소통과 공감력이 떨어지는 이들만 보다가 삼시 세끼를 해결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해주는 두 남자의 진정성이 어찌나 감동적이던지요. 가족에게 수시로 인스턴트식품으로 밥상을 차리면서도 구시렁거리던 자신을 반성하면서도 차승원 같은 섹시한 남자가 차려준 관능적인 밥상을 받아보고도 싶습니다. 그 밥에서 돌이 나오더라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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