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노래 경연대회 프로그램이 넘치고 넘칩니다. 아마추어 가수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기성 가수들이 실력을 뽐내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모창가수를 고르는 <히든싱어> 등 방송사마다 경쟁을 합니다. 가수들이 복면을 쓰고 등장해 경쟁을 펼치고 떨어지면 복면을 벗는 MBC <복면가왕>(사진)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 <복면가왕>이 죽어가던 MBC 일요일 저녁시간대의 자존심을 찾아가는 중이랍니다. 외국에도 프로그램 포맷을 수출했답니다. 재미와 시청률을 동시에 잡은 <복면가왕>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을 통쾌하게 깨뜨려주는 것이 아닐까요.


가요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20년차 관록의 가수도, 인형 같은 아이돌 출신 가수도 복면을 쓰고 노래하면 ‘노래’만 들립니다. 시청자들은 대단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아이돌을 보며 “어머, 춤만 잘 추고 얼굴만 곱상한 줄 알았는데 노래도 잘하네”라며 놀랍니다. 물론 산들, 루나 등 어르신들은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돌이 자주 등장해 일각에서는 “아이돌 살려주기 프로그램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지만 그들의 노래실력만큼은 폄하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비디오형 가수가 아니란 이유로 텔레비전 출연이 거의 없던 가수들에게도 <복면가왕>은 기여를 했습니다. 평가단들의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 탁월한 가창력을 자랑한 임세준은 “제가 잘생긴 얼굴이 아니어서, 편견 없이 노래하는 무대에 서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고, 오디션 프로에서 1등을 했지만 지나친 비음으로 비호감팬도 만만치 않았던 백청강은 여장으로 등장해 반전극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복면을 강요합니다. 외모란 복면, 집안배경이란 복면, 이력서나 스펙이란 복면…. 그 복면 속에 감추어진 재능, 열정, 고운 심성 등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그저 더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복면으로 포장하는 데 급급할 뿐이지요. 그래서 저명인사들 가운데 화려한 복면 속에 감춰진 추악한 정체가 드러나면 더욱더 분노합니다.

직장 면접을 볼 때, 소개팅이나 맞선자리에도 이런 복면을 쓰고 나가 ‘진심’과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분명 명품 복면, 호감형 복면 등의 장사가 판칠 것 같습니다만….


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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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13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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