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를 만났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라 우리 경향신문에게만 허락해준 단독 인터뷰라 아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겨우 두 번째 출연작인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세계적 스타가 되고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눈물’의 주인공로 헐리우드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동양권 배우인 그는 실물이 더욱 아름다왔다.
 
기자회견에서 “실물이 더욱 아름답다”란 기자의 찬사에도 “영화배우는 스크린에서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말이 거슬린다”며 신경질을 부린 스타, 주름살이 보이는게 싫으니 절대 사진을 못찍게 하는 스타 등 까다로운 스타들도 많은데 그는 달랑 통역자 한 명만 대동해고 나타나 질문에 성의있게 답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잔뜩 모여 떠드는 소리는 소음처럼 들리는데 장쯔이의 중국말은 노래처럼 맑고 낭랑했다.

 

세계적 스타 장쯔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다.
나보다 얼굴도 작고 날씬한 톱스타와 사진을 찍는건 치명적으로 불리한 일이지만 장쯔이를 직접 만난 걸 증명할 방법도 사진뿐이라 용기를 냈다. 휴대폰으로 전송된 이 사진을 본 딸 아이는 ‘엄마도 별 꿀리지 않는다’고 찬사의 문자를 보내더니 ‘용돈을 인상해달라’는 문자를 덧붙여 날 허탈하게 만들었다. 


지적 장애인들의 축제인 ‘스페셜 올림픽’의 홍보 대사를 맡아 2013년 개최지인 한국을 찾은 장쯔이이지만 정작 궁금한건 그 올림픽이 아니라 숱한 스캔들이었다.
오랜 연인이었던 미국의 갑부 비비 네보와 결별한데다 홍콩 재벌과의 열애설이 끊이지 않고 지진사태가 난 곳에 성금을 보내도 ‘스캔들을 희석시키기 위해 억지로 돈을 낸 것’ 등의 기사가 실려 마음고생이 심할듯했다. 
 
외신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장쯔이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 8개월 동안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면서 일순간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어떨까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직접 만난 장쯔이는 표정도 사랑스럽고 피부도 탱탱해서 자살충동 등의 시련을 겪은 사람같지 않았다.
 
“유명스타들이면 누구나 겪는 유명세라고는 하지만 연인 문제 등 유난히 많은 스캔들에 휩싸였다. 서른살이면 내공이 쌓이기엔 어린(?) 나이인데 매스컴에 스캔들이 실리고 대중들에게 오해를 받을 때 어떻게 대처하나.”
 
이 질문에 장쯔이는 당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다렸다는듯 담담하게 말했다.

“때론 억울한 면도 많지만 매스컴에 일일이 ‘그게 아니다’라고 변명하거나 기사를 싣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루머가 떠돌고 언론에 소개되는 건 내가 어떻게 처리할 방도가 없다. 그래서 하나 하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보다 오히려 내 일에 1만 퍼센트 더 충실하게 몰입한다. 열심히 일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시간이 흐르면 오해도 풀리더라.
그리고 내가 오해를 받아봐서 내가 잘 모르는 사안이나 만난 적이 없는 이들에 대해서는 절대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직접 만나 본 후에 나쁜 인상을 받았으면 그걸 표현할 수는 있지만 모르는 이들에 대해선 흉보지 않는다.”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찔렸다. 그동안 내가 잘 모르는 이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말, 가혹한 말을 무책임하게 내뱉었던가.
 
“그 사람 변태래.” “짠돌이라고 소문 났더라” “바람둥이라던데?” “인상이 너무 재수없어...”
 
단 한 번도 만나거나 대화를 나눈 적도 없는 이들에 대해 남들에게 전해들은 말, 인터넷 등에 떠도는 기사가 만든 편견과 오해를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 부적절한 말을 많이 했다. 내 친구나 지인이 아니기에 흉보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고 삼자대면을 할 걱정도 하지 않았다. 상대가 공인의 경우엔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아이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을 수 있듯, 누군가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에 엄청난 상처를 받거나 치명적 불이익을 당하게도 된다. 아마도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돌고돌아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었을게다. 이제라도 장쯔이의 말을 교훈삼아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일, 내가 만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험담을 않겠다. 장쯔이보다 20년이나 더 세상을 산 어른이 그이보다 예쁘진 못해도 더 지혜로와야 하지 않을까.
 
이런 다짐을 해놓고도 연일 신문에 실린 4억원짜리 옷을 입은 ‘명품녀’에 대한 기사를 보고는 나도 모르게 험담이 나왔다.
 
“발렌티노 드레스도 1억원이 안되는데 무슨 4억이야, 완전 사기쟎아. 그리고 이런 여자를 내보내는 방송사는 또 뭐야...”
 
궁시렁대다 생각하니 그 명품녀도, 방송제작진도 내가 전혀 모르는 이들이다. 세상에,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 삼십분이라니 대체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걸까....



<수다의 힘> 독점 공개, 장쯔이의 예쁜 모습들...
사진은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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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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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2010.09.16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유기자님 어제 방문자수 607명... 이러다 순식간에 스타블로거 되겠어요

  2. 유인경 2010.09.16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몇편 글 올린 것보다 장쯔이 사진 하나가 이렇게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는군요. 백글이 불여일사진이네요. 흑흑흑

  3. 홍현종 2010.09.16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쯔이와 하고싶은게 있다....
    장쯔이와 말이다.
    나른한 오후절에...

  4. 박영주 2010.09.17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장도 20년젊은 장쯔이와 상대평가하면 절대 뒤지지 않아요 ...용돈 받을 군번 절대아님

  5. 장미나라 2010.09.18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은 유기자님이 훨~ 이쁘다는 평가를 하는데
    약간은 질투도 느껴지네요....
    우연히 식당에서 뵌적이 있는데 실물이 더 이쁘시더라는둥
    조금 오버하는것 같아요!
    그런데 가만히 사진을 보니 그런 말이 수긍이 가기도 하네요.

  6. 고수부지 2010.09.18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쯔이는 내가 실물 못봐서 모르겠고 유대장의 미모는 실물확인했기에 장쯔이의 미모에 별로 꿀리지않는다는 따님말에 절대동감 !ㅎㅎㅎ

  7. 유인경 2010.09.19 2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수부지님과 딸기님, 두 분 다 복받으실껴...

  8. 산사나이 2010.09.29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들도 모두 재밌네요. 특히 나른한 오후에...어쩌구(?)한 홍현종이란 사람은
    아주 짧으면서도 발칙한 시 한편이 되었고
    그 글에 또 댓글을 단 희정이란 분은
    마지막 한마디(변태자식!)하며 끝맺는것은 정말 압권입니다.
    아마, 본인도 약간의 그렇고 그런 ㅎㅎㅎㅎ
    그래서 그런 외마디가 터져 나온건 아닌가요?

  9. 라라 2013.01.16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예인이니 외모에 절대적으로 투자할테고..왠지 외모지상주의같아 씁쓸.. 외모로 그 사람의 인격과 심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는 것같아 좀 아쉽네요. 근데 자연미인은 아닌것같다.쌍꺼풀이. ㅎㅎ미안요 이것도 뒤에서 씹은 셈이 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