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실종’. 올여름 패션계의 키워드다. 엉덩이를 덮는 상의에 비해 치마나 반바지가 너무 짧아 하의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옷차림을 말한다.

올해 초부터 걸그룹 아이돌 스타들이 시상식을 비롯한 공식행사에도 이런 옷차림으로 참석해 탄생한 신조어다. 최근엔 30대의 한채영 등 ‘우월한 몸매’를 자랑하는 스타들이 일상에서도 하의실종 차림을 한 것이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중·고생부터 직장여성들에게까지 사랑받고 있다.
또 키가 작은 사람들도 활동성은 물론 짧은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 짧은 하의로 하체를 최대한 노출시킨다. 이와 같이 너도나도 짧은 핫팬츠와 미니스커트를 구입해 ‘하의실종 패션 신드롬’까지 일 정도다.
한 패션업체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의실종 콘테스트’를 실시하려다 과도한 매스컴의 관심과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문의 폭주로 오해를 빚을까봐 취소했다.

패션마케팅 전문가인 이미아 박사(서울대 의류학과)는 “옷차림의 본질보다 ‘하의실종’이라는 자극적인 유행어 자체가 유행을 확산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중매체의 자극적인 장면에 끊임없이 노출되다 보니 웬만한 노출에는 감각이 무뎌졌고 하의를 안 보이게 해 착시효과를 노리는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이돌 스타들이 유행을 이끌면서 20·30대가 이들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젊음에 대한 강박증이 작용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하의실종의 본질은 그 의미와 영향을 떠나 ‘노출’이다. 자신의 긴 다리를 보다 더 자세하게, 많이 보여주고 그 매력적인 하체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은근히 즐기는 것이다. ‘소녀시대’가 하의실종 패션으로 그 기나긴 다리를 접고 뻗는 춤을 선보일 때는 아줌마인 나도 “야, 정말 예쁘다”란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경향신문DB


하지만 이런 옷차림이 때론 ‘민폐’를 끼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한 기업체의 여성 간부는 “얼마 전 신입사원 면접에 참석했는데 한 여성 응시생이 속옷이 보일 정도로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를 입어 손수건을 빌려주면서 좀 가릴 것을 당부했다”면서 “다리에만 시선이 가서 다른 장점도 안 보이고 별다른 질문을 할 생각도 없더라”고 말했다.
패션은 자기 취향만큼 때와 장소도 중요하다. 자칫 하의실종 패션을 잘못 시도했다간 ‘정신 실종’ ‘개념 실종’ 등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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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싸이프러스 2011.12.23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유행이라고 너무들 하는거 같아서 ..특히 전철에 앉아서 앉은 매무새에 신경도 안쓰고..마주 앉은사람은 곤욕입니다 건강에도 안좋텐데..겨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