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가 지상파에 귀환했다. 지난 토요일 KBS2 <이야기쇼 두드림> MC로 등장했다. 불법도박혐의로 자진 하차한 김용만을 비롯, 다른 진행자들과 제작진이 교체되며 김구라가 조영남·조우종 아나운서와 함께 마이크를 잡게 됐다.


지난해 4월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위안부 어르신들에 대한 막말이 다시 논란이 되자 그는 “자숙하겠다”며 방송을 접었다. 그후 케이블 방송 tvN <현장 토크쇼 택시>를 시작으로 방송에 복귀해 <화성인 바이러스>, 종편 일부 프로그램 등 다수 진행을 맡고 있지만 지상파 컴백은 1년 만이다.


방송 당일인 13일 <이야기쇼 두드림> 게시판에는 “김구라 환영” “역시 김구라” “김구라가 하니 본방 사수” 등 환영 댓글이 가득했다. 물론 그의 지상파 복귀를 다룬 기사에는 “김구라 반성이 충분치 않다” 등 비난 댓글도 있지만 대부분 그의 복귀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물의를 빚어 방송을 떠났던 이들이 주눅들어 돌아올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KBS2 <이야기쇼 두드림>


김구라 복귀는 시청자보다 제작진과 동료 진행자들이 더더욱 원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방송 중에 김구라의 미니어처 인형을 앉혀놓고 “아, 구라 형이 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등 말하기도 하고,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탄 제작진들이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영화와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그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김구라를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유는 그가 ‘대체 불가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의미없이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독설을 퍼붓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온갖 수치와 실명을 거론하며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이는 김구라가 유일하다. 차마 우리가 체면상 못할 말을 그는 거침없이 했다. 그리고 록 밴드 ‘부활’의 김태원을 비롯, 예능감이 뛰어난 이들을 발굴해 방송에 소개한 덕분에 당사자나 제작진이 그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도 지난해 케이블 방송에 복귀하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한테 혼나고 집을 나갔다 몇 시간 배회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엄마, 나 왔어’ 이럴 수는 없잖아요. 자숙하다 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부를 때 시무룩하게 있으면 혼납니다. 씩씩하게 밥을 먹어야 해요. 제가 그런 일련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세상 모르고 까불었던 사람도 저 같은 일을 겪으면 진중해 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도 제 기본 성향이 어디 가겠나요. 그런 것을 잘 조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약이나 사기에 연류된 연예인, 성관계 동영상으로 물의를 빚은 여교수 등도 태연히 방송에서 맹활약 중인 것을 보면 김구라의 복귀는 시기상조는 아닌 것 같다. 다만 방송의 재미를 위해 타인을 제물로 삼지는 않기를 바란다. 착한 유재석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아픈 독설이 아니라 시원한 직설을 해주길 기대한다.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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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제형 2013.04.19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구라가 언어 수위조절만 잘 하면 최고의 진행자가 될수있는데...
    그게 과연 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