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태임과 가수 예원의 욕설 파문, 개그맨 장동민의 과거 욕설 등 최근 방송계는 온통 욕 열풍입니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물론 시사프로 등에서도 이들의 막말이나 욕설 등이 소개됩니다.

장동민은 급히 사과했지만 ‘진심으로’ 사과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장동민은 최근 ‘뉴(New)욕커’로 불릴 만큼 개그 프로그램이나 연예 오락프로에서 욕을 하고 상대에게 막말을 하는 것, 즉 욕 잘하는 것으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장동민은 “요즘 새삼 뜬 것이 아니라 화는 늘 내왔고 욕도 늘 했는데 이제야 대중들에게 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거리에서 만난 팬들도 사인이나 사진 촬영보다 “시원하게 욕 한번 해달라” “애인이 동민씨가 욕하는 동영상 찍어오면 프러포즈 받아준다더라” 등 욕설을 부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답니다. 이렇게 부추기니 여성 비하 발언까지 하다 방송에서 퇴출당할 지경에 이른 겁니다.

배우 이태임(왼쪽)·가수 예원


의도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욕을 한 연예인들도 문제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발언을 아베 총리의 망언보다 더 큰 사건으로 확대 보도하는 방송과 인터넷 언론의 문제가 더 큰 것이 아닐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비리가 터진 날도 인터넷 톱기사는 이태임의 욕이었고, 그 상대편이 한 욕설 동영상이 다시 방송에도 공개되어 국가의 주요 사안도 덮였습니다. 방송에서는 비평가와 평론가가 등장해 연예인 욕설에 대해 비판합니다. 그리고 시청자, 누리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에게 더 심한 욕과 비난을 퍼붓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언제라도 욕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경제면만이 아니라 연예계에도 비리는 많고 대형 기획사나 재벌 영화사들의 갑질 등 지적해야 할 일이 수두룩한데 왜 방송들은 이런 사안에는 눈을 감을까요. 왜 우리는 연예정보 프로에서 걸그룹의 미소나 연예인의 이혼, 혹은 욕설과 관련한 정보만 접해야 할까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는 “수많은 외세 침략에 집단히스테리가 있는 한국인은 공공의 적을 만들어 같이 욕하는 심리가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게 한국인의 심리 탓일까요.

가뜩이나 분노로 들끓는 대중들에게 방송이나 언론이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성냥 역할을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정작 우리가 화를 내고 욕을 할 대상은 욕을 한 몇몇 연예인이 아니라 더 뻔뻔하고 비열한 권력층이 아닐는지요. 이런 XX…. 아, 방송이 욕을 권하니 절로 욕이 나오는군요.


유인경 선임기자


Posted by 유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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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원섭 2015.04.21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참 감사한 것이 어린시절에 욕을 배우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일흔 나이를 바라보는 지금껏 주위와 온전한 대화만 했습니다
    심지어 농담도 잘 못 받아들여서 만우절에 간단한 거짓말 조차 못합니다
    내 생각에는 욕은 습관인 것 같고, 그러니 방송에서도 자제해주는 것이 좋겠어요